[취재] 노쇼가 만든 갈등… 이토비코 한인 스시집, 점점 깊어지는 ‘오해와 불신’
- 토론토 포스트
- 4월 17일
- 2분 분량
최종 수정일: 4월 18일
고객의 예약 부도에 두 업소 간 실랑이까지… 자영업자들 "노쇼, 단순한 개인 실수가 아닙니다"
"사실 두 업소 모두 같은 업종에 종사하며 서로의 사정을 잘 알고 있기에 큰 문제가 될 일은 아니다"

토론토 이토비코 지역에서 운영 중인 두 한인 스시 레스토랑 사이에 최근 갈등이 불거졌다. 발단은 다름 아닌 ‘노쇼(No-show)’였다. 고객이 예약한 시간에 나타나지 않으면서 음식 준비에 차질이 생겼고, 이로 인해 두 업소 간의 긴장이 고조되며 언쟁까지 벌어졌다.
사건은 지난주 주말, K스시집의 한 고객이 약 300달러 상당의 고급 스시 메뉴를 예약하면서 시작됐다. 약속된 시간이 지나도 고객이 나타나지 않자, K스시집 사장은 혹시 인근의 경쟁 업소인 A스시집으로 잘못 찾아간 것은 아닌지 직접 확인하러 갔다.
문제는 그 과정에서 발생했다. K스시 사장이 A스시 업소의 외부 창문에 다가가 내부를 들여다보며 고객을 찾는 모습이 A스시집 측에 불쾌함을 안긴 것이다. A스시 사장은 “남의 가게를 아무 말 없이 계속 들여다보는 행동은 예의에 어긋난다”며 즉석에서 언쟁이 벌어졌고, 이후 해당 장면을 사진으로 기록했다고 밝혔다. 그는 “작년부터 비슷한 일이 몇 차례 반복돼 더는 넘길 수 없었다”고 말했다.
흥미로운 점은, 같은 날 A스시집 역시 200달러 상당의 스시 주문을 받은 젊은 고객으로부터 노쇼를 당할뻔 했다는 사실이다. 결국 양측 모두 피해를 입은 셈이다. 하지만 그 피해 속에서 생겨난 불신과 감정은 엉뚱하게도 서로를 향했다.
지역 내에서는 “사실 두 업소 모두 같은 업종에 종사하며 서로의 사정을 잘 알고 있기에 큰 문제가 될 일은 아니었다”는 의견이 지배적이다. 그러나 계속된 노쇼로 인한 경제적 피해와 심리적 피로감이 쌓이면서, 결국 갈등으로 표출된 것으로 보인다.
자영업자들 사이에서 ‘노쇼’는 단순한 약속 위반을 넘어선 문제로 인식되고 있다. 특히 음식 준비에 많은 재료와 시간이 필요한 업종일수록 피해는 더욱 크다. 업소들은 그날의 예약을 바탕으로 식재료를 준비하고 인력을 배치하는데, 고객이 나타나지 않으면 음식은 버려지고 인건비도 허비된다.
한 외식업 관계자는 “이토비코 사례는 빙산의 일각일 뿐”이라며 “예약문화에 대한 기본적인 인식 개선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현재 일부 레스토랑에서는 선결제 또는 예약 보증금 제도를 도입하고 있지만, 고객의 반발로 인해 쉽게 적용되지 않는 경우도 많다. 또 일부 상점은 노쇼 고객을 ‘블랙리스트’로 관리하기도 하지만, 실효성은 여전히 논란거리다.
이번 사건에서 가장 안타까운 점은, 같은 피해를 입은 두 업소가 서로에게 갈등이 촉발됐다는 사실이다. 전문가들은 “노쇼 자체가 분노의 대상이 되어야지, 서로가 적이 되어선 안 된다”고 말한다.
이 지역 커뮤니티에서는 “어차피 함께 살아가는 이웃이라면 오해보다는 소통이, 갈등보다는 연대가 필요하다”며 두 업소 간의 오해가 조속히 해소되기를 바라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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