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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재한 칼럼 - [경계를 넘는 사람들]



이민은 고대부터 오늘날까지 중요한 사회적, 경제적 이슈로 자리잡고 있다. 21세기에 접어들면서 이민의 형태와 흐름은 더욱 복잡하고 다양해졌으며 세계 각국의 정치, 경제, 사회 구조에 큰 영향을 미쳤다. 유엔(UN)과 국제이주기구(IOM)는 이민을 단순히 한 나라에서 다른 나라로의 이동을 넘어서 글로벌 경제와 인구 분포에 중요한 영향을 미치는 현상으로 보고 있다. 2023년 기준으로 전 세계적으로 약 2억 7천만 명의 이민자가 있으며 세계 인구의 약 3.5%에 해당한다. 이민은 단순히 경제적 격차, 정치적 불안정성, 인권 문제 등과 밀접하게 연결되어 있으며 각국 정부는 이민 정책을 통해 이를 관리하고자 한다.


더 나은 삶을 향한 꿈 그리고 안전을 찾는 사람들

이민의 주요 원인 중 하나는 경제적 기회에 대한 욕구이다. 세계은행(World Bank)에 의한 2021년 보고서에 따르면 이민자들은 더 높은 임금과 안정적인 직업을 찾기 위해 고국을 떠나는 경향이 있다고 보고있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에 의한 연구에서도 이민자들이 원래 나라에서보다 평균 1.5배 더 높은 소득을 올릴 수 있다는 결과를 제시했다. 예를 들어 2022년 미국의 경우 평균 연봉은 약 5만 5천 달러(약 7천200만 원)였으며 이민자들은 특정 산업에서 더 높은 임금을 받을 수 있다는 분석이 있다. 특히 과학, 기술, 공학, 수학(STEM) 분야에서 이민자들이 중요한 역할을 하고 있다는 점은 주목할 만하다. 미국은 전 세계에서 가장 많은 이민자들이 거주하는 국가로 2023년 기준 약 5천500만 명이 이민자로 구성되어 있으며 이들은 기술, 의학, 교육 등 다양한 분야에서 경제에 기여하고 있다. 이민자들이 경제에 기여하는 방식은 노동 시장에서의 다양성을 증가시키고 창업과 혁신을 촉진하는 긍정적인 효과를 가져올 수 있다.

정치적 이유로 이민을 선택하는 사람들도 적지 않다. 2023년 유엔난민기구(UNHCR)에 따르면 전 세계 난민 수는 1억 명을 초과했으며 이는 2022년보다 10% 이상 증가한 수치다. 정치적 이민은 단순히 물리적인 이동을 넘어 국제 사회에서 난민의 권리와 보호를 어떻게 보장할 것인가 하는 중요한 논쟁을 불러일으킨다. 시리아 내전, 아프가니스탄 탈레반 정권 재집권 등은 많은 난민을 발생시킨 대표적인 사례이다. 유럽연합(EU)은 난민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공통된 이민 정책을 추진하고 있으며 이민자들의 통합을 위한 다양한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다. 독일은 이러한 정책을 적극 수용한 국가로 2015년 시리아 난민 위기 이후 대규모 수용 정책을 시행했으며 현재는 약 1천200만 명의 이민자가 거주하고 있다. 독일은 언어 교육, 직업 훈련 등 통합 프로그램을 통해 사회적 통합을 촉진하고 있다.


또한 많은 이민자들이 가족 재결합을 위해 이민을 선택한다. 이는 이민자들이 새로운 사회에서의 정착을 촉진하는 중요한 요인으로 작용한다. 2020년 기준으로, 미국 내 약 70%의 이민자는 가족 재결합을 목적으로 입국했다고 보고된 바 있다. 이는 이민자들이 새로운 사회에서의 안정적인 삶을 영위할 수 있도록 지원하며 그들이 새로운 문화와 사회에 잘 적응할 수 있도록 돕는다. 이민자들이 형성하는 다문화 사회는 국가의 문화적 풍요로움을 증가시키며, 사회적 통합을 촉진하는 중요한 요소로 작용한다. 일부 국가는 이러한 가족 재결합 정책을 적극적으로 운영하며 전체 이민자의 다수가 이 제도를 통해 입국하고 있다. 다양한 문화와 배경을 가진 사람들이 서로를 인정하고 존중하며 공존하는 방식은 사회적 응집력을 높이고 공동체의 지속 가능성을 강화하는 기반이 된다.


사회적 갈등과 경제적 부담

그러나 이민이 가져오는 긍정적인 영향도 있지만 그로 인한 부작용 역시 존재한다. 이민자들의 대규모 유입은 일부 국가에서 사회적 갈등을 일으킬 수 있으며 특히 경제적 부담이 커질 수 있다. 이민자들이 지역 사회에 미치는 영향 중 일부는 긍정적인 면뿐만 아니라 부정적인 면도 존재한다. 이민자들이 새로운 사회에 적응하면서 문화적 충돌이나 사회적 갈등이 발생할 수 있다. 일부 지역에서는 이민자들이 기존 사회 구조에 위협을 주거나 자국민과의 경쟁을 촉발할 수 있다는 우려가 있다. 특히 언어나 문화 차이로 인한 갈등은 사회적 분열을 일으킬 수 있다. 국제이주기구(IOM)의 2022년 보고서에 따르면 이민자 유입이 급증한 지역에서 사회통합 지표가 일시적으로 하락하는 경향이 있으며 이는 문화적 이질감과 지역 사회 내 신뢰도 저하와 밀접한 관련이 있다. 더불어 대규모 이민자 유입은 교육, 의료, 주택 등 공공 서비스에 대한 수요를 증가시킬 수 있으며 이는 국가 재정에 부담을 줄 수 있다. 유럽위원회 공동연구센터(JRC)의 2020년 연구는 단기적으로 이민자의 복지 수요가 증가하면서 일부 국가의 재정 지출이 상승하고 특히 숙련되지 않은 노동자의 경우 기존 노동시장 내 경쟁을 심화시킬 수 있다고 경고했다. 일부 국가에서는 이민자들이 과도한 복지 혜택을 받거나 노동 시장에서 경쟁을 유발한다고 주장하는 경우도 있다.


이민의 미래와 그 의미

이민은 단순히 경제적, 정치적 현상만을 넘어 글로벌 사회에서 중요한 문제로 자리잡고 있다. 이민은 여러 측면에서 긍정적인 영향을 미치기도 하지만 동시에 각국 사회와 경제에 다양한 도전 과제를 안겨주기도 한다. 이민자들이 기여하는 경제적 효과는 분명히 크지만 이를 둘러싼 정치적 논란과 사회적 갈등도 무시할 수 없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어떤 국가는 이민을 ‘부담’이 아닌 ‘가능성’으로 재해석하며 새로운 사회의 설계도를 그리고 있다. 가족 재결합을 중시하는 정책은 이민자를 ‘외부인’이 아닌 ‘함께 살아갈 사람’으로 받아들이는 문화적 기반 위에 세워졌으며 그 결과 다문화적 조화와 경제적 창의성을 동시에 이끌어냈다. 이는 마치 각기 다른 배경의 사람들이 모여 사회의 빛을 더욱 풍부하게 비추는 구조를 만들어낸다.


미래에는 더욱 다양한 형태의 이민이 존재할 것이며 각국은 이를 어떻게 관리하고 통합할지에 대한 구체적인 계획이 필요하다. 이민 정책은 경제적 기회를 창출하면서도 기존 원주민과 이민자들의 사회적 안정을 고려해야 하며 국제적으로 협력하여 인도적 지원과 법적 보호를 강화하는 방향으로 나아가야 한다. 글로벌화가 진행될수록 이민은 더 이상 선택이 아닌 필수가 되었으며 이 문제에 대한 이해와 대응이 국제 사회의 중요한 과제가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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