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직 캐나다 올림픽 스노보더, 국제 마약 밀매 조직의 수장으로 추락…FBI 10대 수배자에 등재
- 토론토 포스트
- 4월 15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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콜롬비아에서 시작된 코카인, 그리고 그 마약이 도달한 곳은 다름 아닌 캐나다였다. 최근 공개된 국제 수사 보고서에 따르면, 북미 전역을 연결하는 대규모 마약 밀매 조직의 정점에는 전직 캐나다 국가대표 올림픽 선수가 존재했다는 사실이 밝혀지며 충격을 주고 있다.
지목된 주인공은 바로 2002년 솔트레이크시티 동계 올림픽 스노보드 종목에 출전한 라이언 웨딩(Ryan Wedding). 한때 캐나다를 대표하던 그는 지금 '엘 헤페', 즉 "보스"라는 별명으로 FBI의 10대 최우선 수배자 명단에 이름을 올렸다.
라이언 웨딩은 은퇴 후 정상적인 삶을 이어가지 못했다. 그는 멕시코 시날로아 카르텔과 연결된 후, 콜롬비아산 코카인을 미국과 멕시코를 경유해 캐나다 전역으로 유통시키는 국제 마약 네트워크를 구축했다.
미국 법무부에 따르면, 이 조직은 매달 수백 킬로그램 단위의 코카인을 북미 전역에 공급해 막대한 수익을 올렸다. 이 과정에서 살인, 납치, 돈세탁 등 각종 강력범죄가 뒤따랐으며, 최소 4건 이상의 살인 사건에 웨딩이 직접 연루된 것으로 보고 있다.
미국과 캐나다 수사당국은 웨딩을 포함해 조직원 15명을 일제히 기소했고, 이 중 일부는 체포되었으나 웨딩은 현재 도피 중이다. 수사 당국은 그가 멕시코 내 시날로아 카르텔의 보호 아래 은신 중인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FBI는 그의 체포를 위해 최대 1,000만 달러(약 135억 원)의 현상금을 걸었으며, 미국 국토안보부와 캐나다 RCMP(왕립기마경찰), 콜롬비아 마약수사국 등 국제 기관들과 공조 수사를 확대하고 있다.
해당 수사는 'Pure Hell'이라는 작전명으로 명명됐다. 수사 관계자는 이 용어에 대해 “순도 90% 이상 고순도의 코카인과, 그 유통 과정에서 발생하는 인간의 파괴와 절망을 동시에 의미한다”고 설명했다.
실제로 이번 수사를 통해 밝혀진 마약 루트는 단순한 밀수가 아닌, 국경을 넘는 폭력과 부패, 그리고 캐나다 내 청소년까지 위협하는 마약 유통의 현실을 적나라하게 보여주고 있다.
이번 사건은 캐나다가 더 이상 마약 밀수의 “중간 경유지”가 아니라, 최종 소비지이자 주요 유통 허브로 변모하고 있음을 보여주는 신호탄이기도 하다.
국제 마약 거래는 더 이상 TV 드라마 속 이야기가 아니다. 한때 국민적 자긍심이던 올림픽 선수가 마약왕으로 전락한 현실은, 캐나다 사회가 마주한 어두운 그림자를 그대로 비춰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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